에버트재단 토론자료(2025년 4월 28일)
- 위기 속 민주주의, 어디로 가야하는가? -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일상의 민주주의를 묻다.
Q1) 현재 광주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오늘 광주지역은 많은 시민단체분들께서 와계시고, 토론질문들 자체도 ‘反민주세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있기에 전반적인 문제의식 자체가 현재 한국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극우세력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에 관한 관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12.3 내란 및 서부지법 폭동 등을 주도한 극우세력이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에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가 ‘광주의 민주주의’를 논하는 자리이기도 하기에, 제가 최근 경험하고 느끼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 먼저 간단히 말하면, 광주지역의 시민사회 및 대학사회 내에 진영논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지역 내 주류의 의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배제하거나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탄핵국면에서 보수단체의 집회를 불허한 강기정 시장의 조치는 큰 논란을 낳기도 했고, 제가 더 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보여준 배제와 불관용의 언어였습니다. 제가 속한 전남대학교에서도 경제사 연구자 김재호 교수의 학문적 주장에 대해 ‘식민지배 독재옹호’라는 꼬리표를 붙여 파면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다양성에 대한 불관용과 집단적 공격이 현재 광주 민주주의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2) 反민주세력의 영향력과 사회 양극화는 어느 정도인가요?
- 이 질문과 관련해 저는 먼저 ‘反민주세력’을 어떤 원칙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나 법률을 위반해가며 부당한 방법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남용하려는 세력은 당연히 ‘민주주의 파괴세력’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조회수나 사회적 영향력 증대를 목표로 의도적으로 거짓 선동을 일삼는 극우 유튜버들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 하지만 동시에 ‘反민주세력’의 범위를 보수진영 전체로 넓혀서 그들에게 지역사회 내에서 발언권을 박탈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도 또한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한,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입니다.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이러한 기본권을 불허하거나, 모 국회의원께서 주장하였듯 ‘탄핵반대 집회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열게 해야한다’는 식으로 비꼬는 것은 지역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 밖에 낳지 않습니다. 민주진보진영 스스로도 얼마나 ‘관용’과 ‘자제’라는 원칙을 따르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Q3) 민주주의 강화방안과 시민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 ‘민주화의 성지’라는 상징은 광주 시민들에게 자부심이자 큰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정의를 위해서 광주 시민들이 피와 땀을 흘린 노력이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상식적인 이야기이겠지만, 다양성과 관용의 폭을 넓히는 것이 광주 지역사회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편’과 ‘남의 편’을 갈라서 상대를 적대시하는 진형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유로운 사회 속에서는 필연적으로 의견과 이념의 다양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획일화 시키려 해서는 안됩니다. <자유론>이라는 책을 쓴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 또한 근대 민주주의 사회는 일반적으로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횡포에 취약하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정치적/이념적 입장을 넘어서서,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도에는 함께 연대하여 비판하고 저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민주화의 성지’라는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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